Reports
자이니치 양방언
February 10, 2017

자이니치로써 재일교포 2세의 타이틀과 북한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양방언의 바이오그라피는 역동적이다.

이러한 그의 삶의 굴곡은 그의 음악에 '서사'의 뿌리를 심었다.

그의 손길이 닿은 대부분의 곡은 특유의 서사성이 느껴진다.

그것은 '한'의 감정일 수도, '처연'의 감정일 수도, 그리하여 '초월'의, 그리하여 '새로움'의 감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악기의 구성과 멜로디를 통해 전해지는 음악의 감정, 즉 그의 음악적 서사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많은 울림을 준다.

(*자이니치: 일본에 살고 있는 재외 동포를 이르는 말)

그의 이러한 음악적 서사는 다양한 악기의 사용을 통해 구체화된다.

사실, 그는 피아노, 하프, 만돌린 등 20여 가지의 악기를 손수 만지고, 정규 5집 에선 작업의 80% 이상을 혼자 힘으로 해냈을 만큼 풍부한 음악적 능력을 지녔다.

일 예로 바이올린의 안개를 머금은 듯한 서글픈 멜로디를 시작으로, 그 주 선율을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이, 그리고 다시 피아노가 그 흐름을 받아 가는 Asian beauty라는 곡에 집중해보자.

서로 다른 뿌리를 지닌 악기를 통해 일궈내는 그만의 서사와, 그만의 크로스오버는 익숙지 않은 악기의 조합을 통해 새롭고도 강렬한 음악적 에너지를 전달해준다.

<정규 4집 Pan-O-Rama의 수록곡 'Asian Beauty'>

이렇듯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그의 음악은 넓은 음악적 바운더리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직선적으로 다가간다.

그의 음악은 어렵지 않다. 그러니까, 풀어지는 멜로디가 명확하고, 던져지는 음악의 분위가 확실하다.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애매하지 않은, 말 그대로 양방언이 던지고자 하는 음악적 그물은 그대로 리스너를 포획한다.

'말이 어려우면 누구나 듣기 싫은 법이 아닌가, 하고 싶은 말이 어느 정도는 들려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다.'

'난 내 음악을 듣는 이와 대화하고 싶다.'

한 인터뷰에서 그가 꺼내놓은 말의 일부이다. 이렇게 음악을 통해 리스너에게 다가가고, 더하여 그 음악이 다양한 세계의 장르를 허문 음악이라면, 그것은 분명 새로운 일상의 순간을 열어줄 것이다.

<정규 3집 Only Heaven Knows 수록곡 중 prince of cheju>

그가 발매한 많은 곡들 속에서 우리는 손쉽게 한국의 음악색과 언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그의 음악은 한국의 리스너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거리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비슷하고 같은 멜로디에서 벗어나, 하루쯤은 색다른 악기가 들려주는 서사와 무너질 듯 쏟아지는 음악의 사운드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양방언이 지닌 음악적 서사와, 악기의 혼용. 더하여 그가 내미는 음악 안에서의 대화는 우리의 삶을 한층 더 입체적이게, 그리하여 한층 더 음악(愔樂, 화평할'음' 즐길'락')적이게 완성시켜줄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 그의 음악이 있다. 그의 손을 잡고, 잠깐의 음악(愔樂)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